자니 다즈 — 재즈, 클라리넷을 품다

자니 다즈, 중저음의 클라리넷으로 블루스의 칼자루를 움켜쥐다.

  • Johnny D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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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l 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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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니 다즈 — 재즈, 클라리넷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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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Johnny Dodds — Jazz Empowers

1923년 음반사 제넷Gennett이 킹 올리버 크리올 재즈 밴드를 취입할 당시 가장 반가워 했던 악기는 클라리넷이었다. 아직 원시적 수준이었던 당시 녹음 장비와 가장 궁합이 맞아떨어진 악기의 주자가 자니 다즈였던 까닭에 마침 전성기에 달해 있던 그의 클라리넷이 최대의 수혜자가 된 셈이다. 금관 악기로 뒤덮여 있다시피하던 그 밴드에서 날카로운 촉수 같았던 그의 음색은 묘한 대조 효과를 낳았을 뿐 아니라 둔중한 음색에 상쾌함을 가미했다. 클라리넷 특유의 매력적 중저음이 돋보인 Sobbin’ Blues가 좋은 예다.

어쨌거나 다즈는 클라리넷 맨들 가운데 솔리스트의 자질이 출중했다. 본디 뉴 올리언즈 앙상블에서 클라리넷은 세 성부로 이뤄지는 대위적 악기들 중 가장 활기차고 장식적인 부분을 맡았었다. 엄격히 봤을 때 다즈의 실력이 맞수들보다 유려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스타일이란 자신의 한계를 승화시켜 오히려 장점으로 되살려낸 결과였다. 즉 목표를 블루스에 집중시키다 보니 결과적으로 블루스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클라리넷 주자들 중 적어도 타이밍 감각이란 관점에서 루이스 암스트롱에 필적할만한 자는 그뿐이었다는 데 적잖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암스트롱의 핫 파이브와 핫 세븐에서 함께 활동하며 웅변조의 연주 스타일로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연주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솔직한 주자들과의 격의없는 협주를 선호했던 그에게는 뉴올리언즈 원더러즈New Orleans Wanderers와의 연주를 마음 편해 했는데, Perdido Street BluesGatemouth 같은 곡에서는 킹 올리버와의 협연과 헷갈리게 할 정도의 수준을 펼쳤다. 트리오나 오케스트라 편성이란 기준에 비춰봤을 때 그것은 젤리 롤 모튼과의 협연에서나 가능한 차원의 것으로, 이를테면 유능한 기획자가 다즈에게 최적화된 연주 조건을 만들어 준 셈이었다. 1920년대 말 시카고에서 악단 Dixieland ThumpersChicago Feetwarmers와의 활동으로 그보다 훨씬 유려한(relaxed) 차원의 재즈를 선보였다.

안타깝게도 다즈는 1940년 어설픈 복고 바람에 쏠려 잠시 발을 들였던 것 외에 1929년 이후로 녹음 작업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모든 목관 악기 주자들을 통틀어 재즈에 가장 진정으로 앞장섰던 사람이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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