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엘드리지 — 재즈의 팔방미인

그는 자신의 악기에서 뿐 아니라 악기 일반이란 관점에서도 독보적 인물이었다

  • Roy Eld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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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c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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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엘드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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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드리지가 트럼펫이라는 단일 악기에만 국한된 뮤지션으로 오해 받는 것은 재즈사 개론에서 루이스 암스트롱과 디지 길레스피를 잇는 연결 고리로 서술되는 탓이 크다. 그가 자신의 악기에서 뿐 아니라 악기 일반이란 관점에서도 독보적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편협한 해석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데이비드 로이 엘드리지가 음악을 시작할 때 잡은 악기는 중견 밴드 호레이스 헨더슨, 잭 화이트, 스피드 웹 드의 밴드에서의 바이올린과 알토 색소폰이었다. 1930년 뉴욕으로 주거를 옮긴 그는 엘머 스노우든, 찰리 존슨, 맥키니스 코튼 피커스와 협연했다. 1935년 테디 힐과 함께 한 그는 악명 높던 테너 츄 베리와 배틀을 벌였다.

이듬해에는 저명한 프레처 헨더슨 밴드와 함께 ‘Blue Lou’, ‘Christopher Columbus’ 등의 명연을 남겼다. 스튜디오 밴드와는 ‘Heckler’s Hop’와 ‘Wabash Stomp’를 추가해 모든 역량을 펼쳐 보였다. 엘드리지의 트럼펫은 당시 기준으로 보아 때로 전위에 가까웠는데, 기교적으로 동료들이 생각 못 하던 악기 조작술을 구사한 덕에 성당 만종(angelus)에 버금가는 신비한 소리를 구사해 베니 굿맨, 콜먼 호킨스 등 거장급들과의 연주가 이뤄졌다. 엘드리지 트럼펫의 섬세함에 사람들은 귀를 의심할 정도인데, ‘Sugar’, ‘Falling In Love’에서 빌리 할러데이와의 협연은 압권이었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비밥 주자들과 협연도 이뤄졌는데 디지 길레스피와 만든 ‘I Can’t Get Started’가 그렇게 탄생했다. 재즈사에서 기획 콘서트의 전범으로 남은 노먼 그랜츠의 JATP와 엘드리지 간의 유대는 수년 간 지속되었다. 비록 그 시끌벅적한 무대가 때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엘드리지는 주무기인 발라드에 집중해 후세대 객석에 자신의 진가를 확인 시켜 주었던 것이다.

그의 진가는 음반에 보존되어 있는 바 벤 웹스터, 레스터 영, 자니 핫지스와의 앨범이 좋은 예다. 심장 마비를 겪은 1980년 이후 트럼펫은 더 이상 그의 몫이 아니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열리는 축제장 대부분에서는 그의 노래가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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