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에 밀린 재즈, 다락방에서 부활하다 — 뉴욕 언더그라운드 재즈의 약속의 땅

1970년대, 록 음악의 거센 파도에 밀려 위기를 맞던 재즈. 가난하지만 열정 넘치던 젊은 음악가들이 낡은 다락방에 모여 '다락방 운동'의 불꽃을 지폈다.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버려진 창고를 연습실이자 무대로 개조하고, 올리버 레이크, 데이비드 머레이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재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혼돈의 시대를 헤쳐나가며 신선한 음악적 언어를 창조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In a nutshell

    다락방 운동의 불꽃 — 뉴욕 언더그라운드 재즈의 열기

다락방 운동의 불꽃 — 뉴욕 언더그라운드 재즈의 열기

그 배고픈 젊은 재즈인들에게 청신호가 날아 들었으니, 뜻있고 힘 있는 독지가들의 도움이 그것이다. 비록 낡고 좁아 내팽개쳐져 있었던 것들이지만, 그 창고들을 쓸 만한 연습장으로 개조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들 덕택이었다. 그런 곳은 사업용으로서는 물론 수명을 다했지만, 손만 잘 보면 번듯한 무대로도 쓸 수 있었다. 그런 곳은 물론 흠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고의 장점은 그런 곳을 재즈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데에 돈이 거의 필요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재능은 있으나 가난한 그 젊은 음악도들이 일대 혁신을 외치며 서로 손잡고 떨쳐 나섰으니, 그것이 그 시절의 가장 인상적 풍경인 〈다락방 운동 loft movement〉 이다. 주린 배를 움켜쥐었으면서도 싸구려 다락방에 둘러앉아 새로운 재즈에의 열망을 불태우고 있던 그들 아티스트들에게, 그 *〈운동〉*이 그들의 얄팍한 호주머니 사정을 호전시켜 주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록 음악이 승승장구해 가면서 급기야는 재즈의 숨통을 시시각각으로 죄어오고 있던 그때, 궁지에 몰리고 있던 재즈가 신선한 공기를 한 줄기나마 쐴 수 있었던 곳이 있었다면, 거기가 바로 *〈약속의 땅〉*이었다.

그들의 면면은 대충 이러하다. 올리버 레이크, 데이비드 머레이, 해미엣 블루엣, 헨리 스레드길 등의 색소폰 주자와 올라 다라, 바이키다 캐롤 등의 트럼펫 주자, 그리고 빌리 뱅, 압둘 와후드를 위시한 현악 주자 등등이 그들이다.

1970년대 말에 재즈가 헤쳐 나간 여러 혼돈의 격랑들을 정리하고 새 어법을 창조해 내는 막중한 임무가 이들 열혈 신진 아티스트들의 숙제로 떠올랐다. 우선 이들은 자기 바로 앞 세대 가운데 진보적 그룹이 남겨준 프리 재즈적 어법을 수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