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 게이야르

재즈계의 이릿광대라 불리는 불리 게이야르 (Bulee Gaillard)는 재즈가 대단한 기술을 요하는 음악이라는 점을 엄청난 익살로 풀어헤쳐 보인 주인공이었다. 1930년대 초반에 기타 주자로 연예계에 입성해 탭 댄스도 겸하던 재주꾼이었다. 1937년 뉴욕으로 와 슬램 앤 스튜어트라는 재즈계와 접촉하며 쇼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던 때만 해도 코앞에 도사린 충격은 상상도 못 했다. 특제 사전까지 마련해 둔 개인용 에스페란토어(‘Vout’라고 이름 지어져 있었다) 덕택에 인기 재담가였다.
1938년 ‘Flat Foot Floogie’와 ‘Tutti Frutti’라는 빅 히트 곡을 터뜨린 그에게 라디오 방송 광고와 전미 인기 악당 지표 상승이라는 선물이 쏟아졌다. 무대 위의 그는 재즈가 본연인 재즈맨이었으니, 여러 악기에서 타협 없는 스윙은 기본이었을뿐더러 유머러스한 스캣 실력 또한 겸비해 진짜 재즈 가수들이 도용할 정도였다. ‘Avocado Seed Soup Symphony’와 ‘Opera In Vout’에서 보듯 익살 또한 당대(1940년대)의 정서와 상식을 쥐락펴락하며 객석을 휘어잡았다.
만담 무대와 재즈 클럽을 오가며 1950, 60년대를 휘젓던 그는 잠깐 동안 호텔을 운영하기도 했다. 1970년 음악 파트너 스튜어트와 함께 몬터레이 재즈 페스티벌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만년을 런던에서 체류하며 유럽 활동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