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델 그레이

다음 세대의 스윙 스타일과 신생 밥 주자의 어법을 한몸에 구현해 낸 연주로 출발했다. 원래 그의 연주는 조성을 중시하는 레스터 영 식의 간결한 전통적 변주 방식에 충실했다. 찰리 파커를 알게 되자, 비밥 특유의 어법이 고향 말인 양 구사하게 되었다. 파커의 새로운 메시지를 곡해한 사람 치고 그것을 성마른 연주로 알아들은 주자는 없었다는 것이다.
얼 하인즈, 베니 카터, 빌리 엑스타인과 함께 한 빅밴드 시절의 이력은 차치하고 그레이가 중요 연주인으로 꼽히게 된 것은 소편성 밴드에서의 연주였다. 찰리 파커와 연주한 ’Relaxing At Camarillo’와 ‘Cheers’에는 그레이의 걸출한 즉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다 정통적인 색채가 짙은 연주자들과의 협연이라면 연주가 보수적인 색채를 띠기 십상이었다. 조 뉴먼과 베니 그린이 함께 했던 1948년의 7중주단에서의 연주가 그 좋은 예였다. 그레이가 가장 빛났던 것은 덱스터 고든과의 테너 색소폰 듀오였는데 함께 연주하는 사람이 어떤 자이건 그 느긋한 연주에는 변함이 없었다. 서른넷의 그를 데려간 것은 약물 과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