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Q와 스윙글 싱어스 — 클래식과 재즈의 유쾌한 동행
클래식과 재즈, 재즈와 클래식
〈일단 재즈의 참맛을 알고 나면, 클래식도 재즈로 들어야 맛이 나는 법이다〉라고 하는 〈재즈 애호가〉들이 적지 않다. 그 말을, 그들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한다. 그런 말을 자신 있게 하는 자들이 때로 고상해 보일 수도 있다. 아닌게아니라 재즈로 듣는 클래식은 우아하며, 무엇보다 〈상큼한〉 맛이 있어 듣는 이를 사로잡을 수도 있다.
이 문제는 재즈라는 예술 장르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그 출발점에서부터 찬찬히 생각해 보기로 하자.
클래식 작품을 〈재즈화〉, 즉 재즈로 〈재현〉 또는 〈재해석〉해내는 작업은 MJQ가 처음으로 〈전문화〉의 기치를 내걸고 본격 시도했다. 그러므로 그들이 이 논의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결론적으로, 그들의 작업은 대중 음악이 클래식 음악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수용해 내느냐라는 큰 문제에 대한 하나의 모범 답안이었다. 이것은 그들이 그 작업에서 취한 접근 방식의 진지함과 더불어,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산출된 작품들의 높은 성취도가 말해 준다.
그들은 대상 작품을 바로크적 음악, 더 정확히는 〈바흐를 중심으로 한 전성기 바로크 음악〉으로 한정지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크 시대를 관류한 음악 어법 중 가장 중요한 원칙의 하나인 〈통주 저음 thorough bass〉 양식과 재즈와의 상관성에 있다. 바로크 시대에 수립된 그 전통은 고전, 낭만주의를 거쳐 차츰 거의 사라지는가 싶더니 수 세기를 지나, 바다 건너 신생 미국의 음악인 재즈에서 부활되었다.
바로 이 같은 이유로 해서 재즈와 바로크 음악, 나아가 조금 더 시기를 연장한다면 그 뒤를 잇는 로코코 전기(前期)의 음악 사이에는 밀접한 유사성이 도출되는 것이다.
그룹 MJQ와 그 리더인 피아니스트 존 루이스 John Lewis가 뚜렷한 기치를 내걸고 그 문을 연 이 __고상한 재즈__가 점차 폭넓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1960년대 들면서부터였다.
그런데 클래식의 대중 음악화라는 그 문제는 MJQ만의 __화두__가 아니었다. 남성 4명, 여성 4명으로 이뤄진 보컬 그룹 스윙글 싱어스 TheSwingle Singers 역시 그 무렵 같은 과제를 시험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바흐, 헨델, 비발디, 모차르트의 작품을 재즈 보컬로 소화한 작품을 1964, 1965년에 잇따라 발표하였다.
1964년, 세계 최고의 재즈 전문지 *《다운 비트 Dmw Beat》*가 베스트 보컬 그룹으로 선정하기도 한 그 스윙글 싱어스와 MJQ의 만남은, 그러므로 필연적이었다. 이들의 역사적 조인트 앨범이 1966년의 『방돔광장 Place Vandome』(필립스)이다. 그 앨범에는 바흐의 작품 두 곡과 헨리 퍼셀의 작품 한 곡, 그리고 존 루이스의 바로크적 작품 네 곡 등 모두 일곱 곡이 수록되어 있다. 클래식 곡들은 물론 모두 루이스가 재즈적 색채로 편곡한 것들이다.
그 후, 스윙글 싱어스는 해체하지 않고 계속 활동해 나갔다.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의 작곡가들이 그들의 대상이었다. 그리하여 나온 앨범이 『모차르트, 바흐, 헨델, 비발디를 연주하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나요? Anyone For Mozart, Bach Handel, Vivaldi?』 *『재즈 세바스찬 바흐Jazz Sebastien Bach』*이다. 뒤의 앨범 제목은 물론 바흐의 이름 __요한 세바스찬 바흐__를 패러디한 것이다.
여기서 먼저, 선각자 루이스의 향후에 관해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