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루드 주베르투와 브라질 민속 악기의 매혹

맑고 소박한 목소리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아스트루드 주베르투. '이파네마 소녀' 한 곡으로 〈세계의 연인〉이 된 그녀의 화려한 음악 여정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시대를 초월한 재즈 명반들과 함께 보사 노바의 정수를 느껴본다.

In a nutshell

    아스트루드 주베르투와 브라질 민속 악기의 매혹

아스트루드 주베르투와 브라질 민속 악기의 매혹

보사 노바 하나로 일약 *〈세계의 연인〉*으로 부상한 브라질 여가수 아스트루드 주베르투(Astrud Gilberto)의 이야기를 잠시 여담으로 할까 한다.

게츠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들이닥친 저 〈보사 노바 광풍〉 덕택에, 그녀는 기타리스트, 작곡가, 가수인 남편 주앙 주베르투(João Gilberto)의 부인에서 일약 세계적 스타로 부상했다.

1963년 앨범 『게츠/주베르투』(Getz/Gilberto) A면의 맨 첫 곡 「이파네마 소녀」(The Girl from Ipanema)에서 첫선을 보인 맑고 소박한 목소리와 청순한 이국적 영어 발음은 전 세계가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한 *〈신선함〉*이었다(버브 Verve 사 출반).

이후 곧 보사 노바 재즈는 세계적 붐을 일으키게 되고, 아스트루드는 게츠와의 음악 활동을 이어 나갔다. 바로 이듬해인 1964년 8월, 뉴욕의 유명한 카페 오고고(Cafe Au Go Go)에서의 실황 앨범이 나왔다(버브 사 출반). 보사 노바 재즈의 정수가 생생하게 구현된,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재즈의 명반이다. 1960년대의 실황 음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 녹음 기술은 완벽에 가까워, 객석에서 가끔씩 들리는 기침 소리마저도 *〈실황 음반의 미덕〉*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이듬해 1월, 그녀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취입한 「아구아 드 베베」(Agua de Beber)가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세계를 강타했다. 1976년에는 게츠의 색소폰과 남편의 나일론 줄 어쿠스틱 기타로, 고즈넉한 분위기의 보사 노바 앨범 『두 세계의 정수』(The Best of Two Worlds)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서는 남편 주앙의 속삭이는 듯한 보컬과 기타 반주가 더욱 흥취를 높여 준다(콜롬비아 Columbia 사 출반).

10년 뒤, 1986년도에는 팝 관현악계의 세계적 거두인 제임스 래스트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그리하여, 대편성 악단으로 연주한 보사 노바 앨범 *『플러스 PZm』*가 발표되었다(도이치 그라모폰 Deutsche Grammophone 사 출반).

이어 그 이듬해, 버브 사는 그녀의 기존 히트곡들을 집대성하여, 앨범 *『아스트루드 주베르투』*를 발매하기에 이른다. 그것은 버브 사가 일류급 재즈 아티스트들을 한데 모아 만든 대기획 시리즈의 일환이었다. 브라질의 연예인 아스트루드 주베르투로 봐서, 그것은 참으로 융숭한 대접이다. 원래, 버브 사가 그 시리즈에서 의도한 바는 카운트 베이시, 칙 코리어, 빌리 홀리데이 등 최정상의 재즈 아티스트들의 대표작을 재취합해 낸다는 것이었다.

결국 주베르투가 그 반열에 낌으로써, 그녀도 상업적인 면에서는 그 거장들과 맞먹을 수 있다고 판정받은 셈이다. 그것은 그녀로서는 분명 분에 넘치는 융숭한 대접이다. 그러나 그러한 엄청난 성공은 아스트루드의 개인적 행복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그녀는 1960년대 중반 이후 그처럼 스타로 부상하면서 남편 조아웅과 점점 소원해지더니, 급기야 얼마 뒤, 갈라서고 만 것이다.

음악으로서의 보사 노바로 다시 돌아가자. 중요한 사실은 보사 노바의 맥이 오늘날의 한국은 물론, 세계 재즈에서도 면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